바둑이 보편화되면서 가정에서도 바둑 용품(바둑판/바둑알/바둑통)를 비치해 두는 경향이 많아졌다. 바둑용품은 크게 기원용과 일반 가정용, 소장용 등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바둑판은 재질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므로 구입할 때의 요령도 알아두는 게 좋다.
원목을 잘라서 만든 원목판이 있고, 압축된 MDF에 원목을 입힌 무늬목판도 있으며 질이 낮은 생목판이 있다. 최근에 제작되는 무늬목은 전문가만이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정교하게 제작되어 지금은 원목처럼 많이 쓰이고 있다. 생목판은 원목을 잘라서 바로 바둑판을 만들거나 혹은 최소 1년 이상의 충분한 건조없이 만든 바둑판을 말한다. 이런 종류의 바둑판은 얼마 지나지 않아 갈라지거나 휘어져 못쓰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매우 주의를 요한다. 그러므로 좋은 바둑판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이름 있는 한일, 육형제등 신용있는 바둑 전문 회사의 제품을 취급하는 판매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바둑판은 우선 나무의 재질, 취목(取木) 부분, 건조 상태, 반면(盤面)의 규격, 기반(棋盤)의 상태 등에 따라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 바둑이 건강과는 무관한 것 같지만, 사실은 시신경과 심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바둑판은 눈이 피로하지 않는 나무 색깔과 부드러운 감촉이 필수 요건이다.
이런 요건에 부합하는 나무로는 비자목(榧子木), 행자목(杏子木), 적실수(赤實樹=아가지스), 신비자나무, 피나무 등이 있다. 모두 색상(담황색)이 좋고 감촉이 부드러운 나무들이다. 같은 나무라도 나이테가 사방으로 조밀하고 균열이 없어야 좋다. 그리고 반면의 규격이 정확하고 두꺼워야 하며 바둑판의 상태가 양호해야 한다. 또한 자연적으로 건조한 것이라야 한다.
약품, 소금 등 화학 물질로 찌거나 해서 인공 건조시키는 것은 질이 떨어진다. 물론 오랜 기간 건조시킨 것이 좋다. 건조가 불완전하면 색이 변하고 균열이 생기며 곰삭는다. 바둑판에다가 니스 등 칠을 해서 윤택하게 만드는데, 이런 것도 역시 좋지 않다.
바둑판은 나무의 자연색 그대로가 좋다. 바둑판의 규격은 가로 42 센티미터, 세로 45 센티미터가 표준이다. 다리 받침이 있는 바둑판은 무늬가 조각되어 있는 고급판(소장용)과 일반 가정용이 있다. 다리 받침이 있는 바둑판을 구입할 때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일반 가정용은 다리 받침의 유무에 따라 바둑판 가격의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다리 받침이 있다고 해서 꼭 좋은 것만도 아니다. 또한 다리받침이 있다며 가격을 너무 비싸게 받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런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재질이 좋지 않은 나무에 그저 두께만 그럴 듯하고 다리 받침에 고급 자개 따위가 박힌 것은 최상품이 아니라 가짜가 많다. 다리받침이 있는 바둑판은 균열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장기간 사용시 주의가 필요하다.
최상품의 소장용 바둑판은 나무의 재질과 균열시 책임을 진다는 보증서가 있으며, 바둑판 뒷면의 중앙 부분에 `배꼽'이라고 부르는 홈이 파져있다. 이 홈은 원심력 작용으로 바둑판의 수축에 의한 균열을 막는 역할을 한다.
바둑통의 재료는 뽕나무가 제격이다. 직경 50 센티미터가 넘는 3백년생 뽕나무로 만든 바둑통을 최고급으로 여기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구하기가 어렵다. 뽕나무가 바둑통으로 이용되는 것은 다른 나무보다 인체에 이롭기 때문이다.
바둑판의 두께는 1.5치에서 2~7치까지 있다. 1.5치와 2치(6센티미터)짜리는 기원용으로 많이 쓰이고, 3치 이상은 가정용과 시합용이다. 다리받침의 높이는 4치로 제한되어 있다.
바둑돌은 옛날부터 대나무, 비취, 상아, 옥석 등으로 만든 것을 사용하였으나, 오늘날은 바다 조개의 두꺼운 부분을 둥글게 깎아 다듬은 하얀 돌과 검은 나지(那智) 돌을 고급품으로 친다. 일반 대중용으로는 유리, 합금 인석으로 만든 것이 쓰인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어린이가 주로 사용한다면, 너무 두께가 두껍지 않은 2치(6센티미터)의 아가지스 나무로 만든 바둑판과 유리로(초자=硝子) 만든 바둑알과 플라스틱통이나 그리 비싸지 않은 바둑통이 무난하며, 가격은 대체로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가 좋다.
